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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매님
소년은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이 평범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감정을 표현할 줄 알았으며 어린 나이에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착한 아이였다. 누구나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상냥한 소년. 사람들은 그 소년을 괴물이라 손가락질했다.
아이는 조금 특별하게 태어났다. 부모님을 쏙 빼닮은 흑발과 아기의 외모, 작은 손가락 하나 사랑스럽기 그지없었으나 부모는 태어난 아이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세상 빛을 다 쬐기도 전에 경악한 부모의 비명을 들은 아이는 놀라 울음을 터트렸고, 동시에 꾹 감겨져 있던 세 개의 눈이 번쩍 떠졌다. 있어야 할 두 자리의 눈동자와, 이마에 똑같은 크기의 눈동자가 아주 떡하니.
사람들은 마을에 태어난 작은 아이를 괴물이라 부르며 웅성거렸고, 변하기 전에 모조리 태워버려야 한다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사람들의 혐오가 서린 시선을 이겨내지 못한 부모는 작은 아이를 방 깊숙이 몰아넣어 키웠다. 자신들의 눈앞에서 혈육을 없앨 수 없었기에 최우선으로 정한 방법이었다. 걱정한 것과는 달리 아이는 건강하게 쑥쑥 자랐지만 언제 흉악한 괴물로 변할지 모른다며 사람들은 겁에 질린 눈으로 아이를 보기 일쑤였고 괴롭힘은 나날이 심해져갔다.
자기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건 알고 있다. 어린 나이에 멸시와 혐오어린 시선을 받아야 했던 소년은 밖에 나갈 때도 숨을 죽이며 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혹여나 괴물의 눈이 보이면 어쩔까 싶어 하얀 붕대로 이마에 둘둘 감아 가렸다. 그래도 해가 될까 싶어 집밖을 나올 때면 인적이 드문 숲 속 깊은 곳에 몸을 숨겨 혼자 훌쩍댔다. 사람이 없는 장소는 아이에게 안식처와 동시에 외로움을 부각했다. 춥고, 힘들고, 괴롭고, 엄청 엄청 슬퍼. 저주 받은 흔적 마냥 붕대에 감싸져 있는 세 번째 눈을 누르며 소년은 울음을 삼켰다. 이런 눈 따윈, 뽑아버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 찾았다! 귀신!”
“?!”
조용한 숲속의 바람을 뒤흔드는 명량한 목소리였다. 낯선 사람의 소리에 깜짝 놀란 소년은 몸을 흠칫대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순수어린 시선으로 소년을 바라보던 남자아이는 빤히 얼굴을 바라보던가 싶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인 줄 알았더니 울보가 있었잖아!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헷갈린단 말이야! 꺄르륵 웃어대기 바쁜 또래 남자아이를 소년은 멍하니 응시했다. 놀란 탓에 흐르던 눈물들은 이미 마른 뒤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것도 나를 바라보고 웃고 있는 사람은 처음이야. 반짝반짝 빛나는 남자아이의 얼굴에 소년은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웃기 바쁜 소년 오소마츠와 괴물소년의 첫 만남이었다.